며칠 전, 아이가 조심스럽게 "엄마, 나 꿈 꿨어" 하며 기억나는 장면을 들려줬어요.
"엄마 차 타고 어딘가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에 뭐가 나타나서 엄마가 핸들을 확 꺾었는데… 그만 벽에 부딪혔어."
아이가 또렷이 기억하는 걸 보니, 그 꿈이 제법 강렬하게 남았나 봐요.
그런데 저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기보다, '사고'라는 단어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순간 감정이 흔들렸어요.
무의식적으로 좋지 않은 상상부터 하게 되고, "그런 꿈은 안 꿨으면 좋겠어"라는 말로 마무리 지었네요.
돌아보니, 아이는 그저 자기가 꾼 꿈을 엄마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뿐이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늦었지만, 아이가 꾼 꿈을 다시 되새기며 어떤 마음이 담겨 있을까 해몽해보았어요.
이 꿈이 전하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감’ → 보호자와 함께 있는 상황은 아이가 느끼는 안정감, 의존, 또는 현재 생활에서의 방향성을 나타낼 수 있어요.
‘갑자기 무언가가 나타남’ → 예상치 못한 변화나 위기 상황, 혹은 깜짝 놀랄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요.
‘핸들을 꺾다 사고남’ → 문제를 피하려다 더 큰 상황에 마주치는 것처럼 느꼈을 수도 있고,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불안일 수도 있어요.
종합해보면, 이 꿈은 아이가 최근 예상치 못한 변화나 낯선 상황 속에서 느낀 불안감을 표현한 것일 수 있어요.
엄마와 함께 있었지만 사고가 났다는 건, 믿고 의지하는 존재가 곁에 있어도 완전히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어떤 내면의 감정일 수도 있고요.
혹은 스스로 세상을 마주하며 자라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불안감일 수도 있죠.
아이의 꿈, 마음을 들여다보는 창
아이의 꿈 이야기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마음속 이야기일 수 있어요.
이럴 땐 꿈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꿈을 꿨을까?’**를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부정적인 꿈이라 해도, 그것을 나누며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엄마와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다음엔 아이가 꿈 이야기를 해줄 때, "그랬구나, 그때 어떤 기분이었어?" 하고 아이의 마음부터 다정하게 안아줘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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